[영남일보] 2000년 2월 25일

 

 

    입안궤양 반복땐 성기에도 궤양...'베체트 병' 주의
    002256.jpg
       피곤할 때면 입 안이 자주 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. 입 안이 헐게 되면 음식물을 섭취할 때 따갑고 아프지만 오래지 않아 자 연스레 증상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쉽게 간과하고 만다. 그러나 입 안에서 통증을 동반한 궤양이 되풀이해서 발생한다면 유의해 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.
    구강 내의 궤양을 초래하는 질병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, 그 원인이 확실하게 모두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, 그 중에서 성인들 이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으로 베체트병이라는 것이 있다.
      베체트병에 걸리면 통증을 동반한 반복적인 궤양이 입 안에 생기고, 이 와 동일한 궤양이 성기에 나타난다. 또 피부에도 다양한 이상증상을 초래 하고 심한 경우 눈을 침범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전신적인 류머티즘질환 이다.  원인은 잘 밝혀져 있지 않으나 자가면역성 혈관염의 일종으로 보는 게 현재까지의 통설. 이란, 이라크, 터키, 몽골, 한국, 일본 등에서 특히 환 자가 많이 발생하는 까닭에 실크로드질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. 남녀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, 대개 30대 후반에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수가 많다.   베체트병의 증상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통증을 동반한 반복적인 구강내 궤양이 진단에 필수적이며 성기에도 이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. 또 피부에는 주로 무릎 아래쪽에 붉은 빛을 띄는 볼록한 반점이 마치 동전 모양으로 나타나거나 여드름 같은 피부염증이 뒤늦게 나 타나기도 한다. 그밖에 피부 표면에 있는 혈관이 이유 없이 부풀어 올라 통증을 초래하 기도 하며, 모기에게 물려도 상처가 잘 낫지 않은 채 곪고 나서야 회복되 는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이 초래된다. 눈에는 대개 질병이 상당히 진 행된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데 여러 가지 불편감과 이물감 등을 느낄 수 있다. 대표적으로 포도막염을 유발하고,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반복적 포도막염에 의한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다.
      또한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증상으로 관절염도 들 수 있다. 베체트관절 염은 주로 무릎과 손의 작은 마디를 침범하는 데 관절통은 대개 간헐적으 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. 우리나라에서 젊은 여자들이 많이 앓고 있는 류 머티즘관절염과 구별해야 한다. 다른 증상으로 소화기 내의 어느 부위에서도 궤양이 나타날 수 있으며, 특히 회맹부에 궤양이 생겼을 경우 급성 맹장염과도 구별해 주어야 한다. 진행된 베체트병에서는 드물게 뇌막염이나 부고환염을 초래할 수도 있다.
      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류머티즘질환이 대개 그렇듯이 초기 증상은 심각하 지 않지만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위중한 증 상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 바로 베체트병이다.
      또 하나 알아둬야 할 것은 여자의 경우에는 베체트병이 악화와 호전을 거듭하면서 시간 경과에 따라 일반적으로 증상 정도가 약화되지만, 남자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보다 심각한 것은 물론 동맥류와 같은 심각한 혈관합병증도 더 흔하게 나타난다는 것.
      현재와 같이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의료 전달 체계하에서 환자는 다양한 증상들을 각 과의 전문의들과 따로따로 상담할 경우 베체트병과 같은 전신 적인 류머티즘질환을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. 따라서 비록 첫 증상은 심각하지 않더라도 통증을 동반한 구강내 궤양이 반복적으 로 발생하면 일단 류머티즘 전문의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.
  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도움말:박재호 내과 원장 박재호 /정근재기자 kayjay@yeongnam.com